2주차, 방향설정 드라마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지니는 지, 드라마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하는 지 생각해볼 기회를 준 한 주였다. 김헌식 평론가는 ‘문화’의 의미를 깊이있게 파헤쳐주셨다. 그간 ‘문화적인 것’ 하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 정도로 생각했는데, 더 넓은 의미에서 억눌린 뭔갈 표출시키고 대중이 원하는 것을 장면화하는 게 문화라는 걸 배웠다. <모던 타임즈>를 보면서 무의식적으로, 타율적으로 행동하는 인간은 사물과 다름없다는 걸 느꼈다. 주체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대중의 인식을 지배하는 것, 사회의 욕망을 잡아낼 줄 아는 드라마PD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금요일에 들은 충남대 박상완 교수의 수업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얻을 수 있었다. 교수님은 시즌1, 2가 성공이 갈리는 것은 기획의 문제 때문이라며 현시대의 화두인 것, 역사적 배경을 읽어낼 수 있는 기획이 좋다고 했다. 과거의 일이 현재에 어떤 가치를 시사할 수 있나를 고민하는 것이 김헌식 평론가가 말씀하신 이기론과 연관된다고 느꼈다. 나의 현대적 재해석이 시청자에게 어떤 감정, 교훈을 줄 것인가를 기준으로 기획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유수열 고문의 수업을 들으면서는 작가와 감독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고문님이 현장에서 쓰는 용어,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진의 역사적 흐름을 짚어주셨다면 로고스필름의 이희영 PD는 실무적인 궁금증을 해소해주셨다. 마케팅 피디에게 중요한 것이 인성, 인맥, 체력, 운전면허, 내성이라는 말씀을 들으면서 실무경험의 중요성이 피부에 와닿았다.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포기했다는 사람의 경험담을 전해들으며 끊임없이 ‘내게 업무가 맡겨진다면 잘 해낼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제작사와 방송사의 중간자적입장에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설득하고 조율한다는 점이 나랑 맞는다고 느꼈다. 급작스러운 상황에서 대책을 내놓을 줄 알고 양측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사람이 마케팅PD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주에 이은 최가영 작가의 수업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물 관계에서 공간상의 접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줄거리만 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어떻게 관계를 진전시킬지, 어디에서 감정을 터뜨릴 지 등등 드라마의 방향을 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물음표에서 시작해 느낌표로 가는 드라마를 위해 지금부터 고민을 많이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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