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숙제
봐야
할 작품 리스트가 늘어갑니다. 추천 받았다고 하긴 민망합니다. 강사님들이
언급하신 작품 중에 제가 보지 못한 작품들입니다. 오시는 강사님들마다 ‘많이 봐야 한다’ 말씀하십니다. 부지런히
봐야지 생각하면서도 늘 부족합니다. 송진선 PD님께서는 특히나
그간 봐온 작품들이 드라마를 기획하는데 도움이 되고 이용되는지 알려주셨습니다. <사임당 빛의 일기>를 처음 기획하실 때 ‘중종’
캐릭터에 영화 <로얄 어페어>의 남자주인공을
생각했다고 하셨습니다. 의도하신 대로 캐릭터가 만들어졌더라면 <사임당>은 지금과는 다른 드라마가 됐을 거란 생각에 매우 아쉬웠습니다. 작가와
드라마를 기획할 때 정확하게 이런 작품의 이 캐릭터를 짚어서 말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에 동감합니다. 각자의
머릿속에 떠도는 아이디어를 모아 하나의 구체적인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 꼭 필요한 자세라는 걸 여러 차례 경험해온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열심히 보는 것에만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보고 나서 후에
차용하게 될 부분을 정리해두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정리해서 쌓아두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이번 수업을
통해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제 안에 빅데이터를 만들어 갈 생각입니다.
송진선 PD님이 많이 보고 쌓아두는 것에 대해 말씀하셨다면, 김민식 PD님은 그렇게 만들어진 내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 강조하셨습니다.
지난 번 서영록 PD님께서도 말씀하신 바였습니다. 본인도
보고 읽은 작품을 말로 설명하는 연습을 한동안 계속 하셨다고 말입니다. PD란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사람들을 설득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내 생각을 제대로, 그리고
간결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라디오 30초
광고 형식으로 기획안을 발표하는 시간은 매우 유익했습니다. 생각은 끄집어내면 끄집어낼수록 길게 늘어졌습니다. 30초, (김민식 PD님의
다른 표현을 빌리자면)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시간 동안 상대방을 설명할 만큼 짧고 간결하게 말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았습니다.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하나의
작품을 볼 때마다 글로 정리해두고, 말로 표현하는 연습하리라 다짐합니다.
드라마는
가장 트렌디한 컨텐츠라는 걸 강사님마다 말씀하십니다. ‘패셔니스타가 되어야 한다’는 노동렬 교수님의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모바일
퍼스트 시대에 들어선 미디어 업계와 4차 산업혁명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선의 부국장님의 말씀도 생각을
자극합니다. 지금과는 다른 시대에는 어떤 드라마가 만들어져야 하는지,
답이 없는 고민이 시작됩니다. 매주 해야할 거리가 늘어갑니다. 마음은 버겁지만, 갈피를 잡지 못할 때보단 오히려 마음이 가볍습니다. 다음 주엔 또 어떤 전문가들로부터 어떤 새로운 숙제를 얻어갈 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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